4월 초, 한창 학교생활로 바쁠 무렵 문득 학과 조교선생님께 카카오톡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인문 100년 장학금 사전 신청기간이니 선발 요건 충족하는 학생들은 1차 신청기간에 신청하도록 하세요.”
사실 평소에도 많은 장학금을 안내해 주시고 해당되는 장학금이 있으면 신청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해주시지만, 소득분위가 높은 편이라 다른 학생들보다는 해당되는 장학금이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인문 100년 장학금은 다른 장학금과는 조금 달랐다. 소득분위에 대한 배점이 크지 않고, 성적과 봉사 시간, 공모전 수상 경력, 학업 계획서와 같은 다른 부분이 점수가 더 컸다. 마침 1학년이 지원할 수 있는 전공탐색 유형 외에 3학년이 지원할 수 있는 전공확립 유형이 있어 도전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문 100년 장학생 선발을 위한 첫걸음은 구체적이고 명확한 학업 계획서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구체적인 비전과 도전 정신, 비전과 관련하여 실시했던 활동 등이 주요 골격을 이룬다. 인문 100년 장학금을 지원하는 많은 학생이 이 학업 계획서를 작성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일반 학과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과 관련하여 명확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지도교수님과 조교선생님의 도움으로 학업 계획서와 필요한 서류를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었다. 평소 학과에서는 전공과 관련된 봉사활동이나 장학 프로그램 등을 소개해 주어 전공 관련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교원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범대학의 특성상 ‘교사’라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평소 학과에서 운영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성적을 성공적으로 유지한다면 누구나 학업 계획서를 쉽게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문 100년 장학금 합격을 위해서는 봉사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봉사시간 역시 국어교육과 학생인 나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범대학에서 교원자격증을 받기 위해서는 총 60시간의 교육 봉사시간이 필수적이다. 나는 그중 30여 시간을 미리 채워 놓은 상태였다. 더불어 입학 후 했던 헌혈이 봉사시간으로 인정되어 50시간에 달하는 봉사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일반 학과 학생이 평소 여유를 내어 사회봉사 경력을 쌓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 학과에서는 여러 가지 교육 봉사활동을 주기적으로 소개해 주고, 실제로 많은 학생이 교육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국어교육과 학생이고, 평소 학과 및 학교에서 소개 및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착실히 임했다면 부족한 봉사 시간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최종 합격을 위한 마지막 단계는 전공 관련 공모전 수상 경력이다. 이는 교내 공모전과 교외 공모전으로 구분되는데, 교외 공모전이 배점이 크다. 이 또한 국어교육과 학생이라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조금만 찾아보면 시ㆍ도 단위의 백일장, 수필ㆍ시ㆍ소설 공모전 등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우리 학과 학생들을 위한 공모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학과에서는 전공과 관련하여 체계적인 이론 학습, 글쓰기 워크숍, 수업 시연 등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문학적 표현 능력과 작문 능력에 있어서 일반 학과 학생들보다 우월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나 역시 작년에 전라북도에서 실시했던 ‘JBA 수필공모전’에서 가작을 수상한 것을 활용하였다. 공모전에서 수상하여 상금도 얻고, 경력도 쌓을 수 있으니 우리 학과 학생이라면 이에 적극 관심을 가지고 도전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나의 ‘인문 100년 장학금 신청서’가 완성되었고, 제출한 지 한 달 무렵이 지난 시점 나는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한 개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전공확립 1유형에 합격했다는 소식이었다. 1유형은 등록금만 면제되는 2유형과는 달리 졸업까지 등록금과 매 학기 생활비 200만원도 지급되는 큰 규모의 장학금이기 때문에 각 대학교 별로 배정 인원이 적다. 마치 내가 학교를 대표하는 학생이 된 것 같아 영광이었다. 국어교육과를 꿈꾸고 있거나 다니고 있는 당신, 당신도 실속과 영광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인문 100년 장학금’ 최후의 1인이 될 수 있으니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
